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는 '롤러코스터', 강기정 정무수석의 모습이 나오는데요. 놀이기구라고 탔습니까?
놀이기구를 탄 건 아니고요, 감정의 롤러코스터입니다.
-밑그림: 노영민-김정재 설전 어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설전을 벌입니다.
#영상: 어제, 국회 운영위원회
김정재 / 자유한국당 의원
말 힘들게 하지 마세요. 대통령 닮아 가십니까?
노영민 / 대통령비서실장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십니까? 대통령 닮아간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지금 보시는 것처럼 노영민 실장은 심각한데, 바로 뒤에 앉은 강기정 정무수석, 웃음을 참지 못하고 쓰러졌다가 잠시 뒤 다시 일어납니다.
Q. 노영민 실장은 상당히 격앙돼 있는데, 바로 뒤에 있는 정무수석이 저렇게 웃어도 되는 건가요?
그게 미안해서였을까요? 회의 막판에 강기정 수석이 돌변합니다.
#영상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청와대 국정감사)
우리 지금 미사일 체계로 막을 수 있다고요?
정의용 / 국가안보실장
막을 수 있습니다.
나경원 /
그렇게 우기시지 말고요. 우기시지 말고….
강기정 / 청와대 정무수석
아니, 표현을 그렇게…. 왜 위원장은! 답변을 우기다가 뭐예요?
나경원 /
강기정 수석!
강기정 /
우기다가 뭐예요! 우기다가 뭐예요! 우기다가 뭐냐고!
내가 증인이야! 우기다가 뭐요, 우기다가!
Q. 아까 뒤에서 웃었던 분 맞죠? 같은 회의구요? 정말 돌변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네요.
강기정 정무수석이 자기에게 질문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뒤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청와대 국감이 한 시간동안 중단되는 사고가 났습니다.
정무수석이라고 하면 청와대와 여야 사이를 오가면서 소통하는 게 주요업무인데요,
사실 강기정 수석, 예전부터 국회 내에서 폭언과 폭력 사태의 중심에 있었죠.
가장 유명한 폭력 사건은 지금 보시는 영상인데요. 2010년 12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간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그때 강기정 당시 민주당 의원과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이 주먹다짐을 했는데요, 화가 난 강기정 의원, 애꿎은 국회 경위의 뺨을 여러 차례 때려 큰 논란이 됐었습니다.
Q. 18대 국회가 최악의 동물국회로 평가받은 게 저 사건 때문 아닌가요?
맞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는데요,
강 의원은 이후 2016년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때 과거 파란만장한 의정활동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기도 했습니다.
#영상: 강기정 / 당시 민주당 의원 (2016년 2월)
한번은 이 종편 반대한다고 싸움이 나서 제가 벌금 500만 원을 받았습니다. 또 한번은 4대강 저지한다고, 마스크법 저지한다고… 죄송합니다.
강기정 수석이 의원으로서 내놓은 마지막 해명은 야당 입장에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때의 마음으로 지금의 야당을 만나면 어떨까요.
Q. 좋게 보면 감정의 폭이 넓다고도 할 수 있을 텐데, 남을 이해하는 모습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을 했어요. 이자스민 전 의원. 이 전 의원이 불러온 '나비효과', 이게 주제인가요?
맞습니다. 이자스민 전 의원, 이주여성으로는 최초의 국회의원인데요,
2011년 다문화가정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완득이'에 출연하면서 널리 얼굴을 알렸었죠.
이듬해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주여성이란 점 때문에 각종 사이버테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영상: 이자민 /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 (2012년 4월)
가장 많이 걱정을 하는 게 다른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오히려 이 일로 인해서 많이 상처를 받게 될까봐…
Q. 이 전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했습니다. 그것도 정의당으로 옮겼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저도 그게 제일 궁금해서 오늘 하루 종일 전화통화를 시도했는데, 전화가 연결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아무래도 정의당이 더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전 의원이 정의당을 선택하자 한국당은 물론, 민주당까지 그 불똥이 튀었습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먼저 이 전 의원을 데려오지 못한 게 안타깝다, 진보적 가치를 놓쳤다,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지지자들은 금태섭 의원을 향해 당신도 정의당으로 가라, 이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Q. 한국당 분위기는 어떤가요?
한국당 입장에선 이틀 전 외부인사 8명을 영입했는데, 그것보다 한 명이 탈당한 게 더 주목받으니 씁쓸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늘 장제원 의원은 이자스민 전 의원 탈당을 두고 인재를 일회성으로 소비한 게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이렇게 쓴소리를 했습니다.
더욱이 청년 영입인사인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가 신보라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 비서의 남편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조국 전 장관 반대 집회 당시 이런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었죠.
#영상: 백경훈 /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저에게는 조국 같은 아버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용이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신보라 의원과의 친분으로 용이 된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겁니다.
이자스민 전 의원 탈당을 보면서 인재영입보다 인재관리가 더 중요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있을 때 잘하라는 건 남녀 사이에만 통용되는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